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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긴 금이 갔다/ 너 때문이다// 밤새도록 꿈꾸는/ 너 때문이다”. 강은교 시인의 ‘별똥별’ 전문이다.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돌조각이나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가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서 떨어지면서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불타는 현상을 별똥별이라고 한다. 유성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수십 분의 1초에서 수 초 동안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나서 밤하늘을 밝혔다가 사라진다. 소원을 빌기에는 아쉽기만 한 시간이다. 하지만 별똥별이 되는 돌조각이나 먼지의 크기가 보통 굵은 모래알 정도라는 사실을 안다면 큰 불평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작은 찌꺼기가 짧지만 장렬하게 자신을 불태워서 밤하늘에 촛불 하나를 켜는 것이니까.


운이 좋으면 강은교 시인의 시구처럼 밤하늘을 이등분하는 밝은 별똥별을 만날 수 있다. 이런 별똥별을 화구라고 부른다. 십수 년 전 사자자리 유성우 때 아직 깜깜해지지도 않은 하늘을 두 조각내면서 지나가던 화구를 만난 적이 있다. 요란한 소리도 들렸다. 나는 소원을 빌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 화구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날 밤 정말 밤새도록 그 화구가 어른거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별똥별은 밤하늘에서 빛을 내면서 다 타버린다. 드물지만 다 타지 않은 채 지구 표면으로 떨어지는 것들이 있는데 운석이라고 부른다.


 




천체사진가 권오철은 대유성우를 개기일식과 오로라와 함께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천문 현상으로 꼽았다. 마침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유성우까지는 아니더라도 8월13일 새벽 3시 무렵 극대기에는 최적의 조건에서 한 시간에 90개 정도의 별똥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그 시간에는 달도 이미 서쪽 하늘로 넘어간 다음이라 어두운 밤하늘에서 유성우를 맞이할 수 있다. 페르세우스 자리도 마침 하늘 높이 떠올라 있을 것이다. 관측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그날 어느 곳에서건 벌렁 드러누워서 유성우를 맞이해보자. 유성우라고 별똥별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니 잠들지 말 것. 그리고 모기약을 준비할 것. 별똥별을 만나면 각자의 소원을 먼저 빌고 이 답답한 시절을 위해서도 소원을 빌어보자. 땅에서 밝혔던 절박한 촛불을 별똥별 소원에 담아 밤하늘에서도 한껏 켜보자. 그 촛불을 모아서 다시 땅으로 가져와 온 세상을 어둠 속에서 다시 밝힐 수 있었으면 하는 성냥팔이 소녀의 심정이다. 화구라도 하나 속 시원하게 떨어져라.






이명현 | 과학저술가·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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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