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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오디세이

슈퍼연어를 둘러싼 경제적 이해관계

 사람의 식품 재료로 사용돼온 유전자변형생명체(GMO)의 종류가 마침내 동물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반 연어보다 두 배 빨리 자라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슈퍼연어’를 식용으로 승인했다. 지난 20여년간 세계인이 섭취해온 GMO는 콩이나 옥수수 같은 농작물이었다. 식용 동물 GMO의 등장은 그동안 진행돼온 사회적 논란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당장 농작물에 비해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 연어가 태풍 같은 자연재해나 인간의 관리부실로 바다에 유입된다면 일반 연어와 교배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란은 환경 위해성에 그치지 않고 있다. 슈퍼연어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슈퍼연어는 미국과 캐나다의 합작 생명공학 회사인 아쿠아바운티가 개발했다. 보통의 연어에 비해 빨리 자라도록 강력한 성장호르몬 유전자가 삽입됐다. 아쿠아바운티는 슈퍼연어가 양식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고 주장해왔다. 일반 연어보다 빨리 자라니 양식업계에는 당연히 큰 이익이 보장되며, 결국 소비자도 이전보다 저렴하게 연어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로서는 잘 감이 와닿지 않는 대목이다. 아쿠아바운티에 따르면 슈퍼연어는 맛이나 영양가 면에서 기존의 연어와 다를 바가 없다. 단지 빨리 자랄 뿐이다. 기존의 연어에 비해 얼마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물론 양식업계는 솔깃할 수 있다.

그러나 양식업계에 별다른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먼저 사료 가격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연어를 양식장에서 기를 때 전체 생산 비용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연어가 두 배 빨리 자라려면 그만큼 많은 사료를 먹어야 한다. 이 비용을 제대로 감안한다면 양식업계는 기대만큼의 이익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연도별 유전자변형식품(GM0)수입량, 수입 곡물 중 GMO 비중, GMO가 주재료인 가공식품 생산량 _겨 ㅇ향DB


특허로 인한 비용 상승분도 고려돼야 한다. 슈퍼연어의 알은 일반 연어에 비해 비쌀 것이다.

현재까지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모든 GMO에는 특허가 등록돼 있다. 하나의 GMO를 만드는 데 10년 이상 매달려온 개발사들의 입장에서 특허 등록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귀한’ 연어의 알이 일반 양식장의 연어 알보다 저렴하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에서 콩과 옥수수 등의 GMO 종자는 보통의 종자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책정돼왔다.

특허는 GMO 종자를 1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유전자변형 콩 종자를 구매한 농가는 자신의 콩밭에서 종자를 거둬 다음에 사용하면 안된다. 한번 수확이 끝나고 새로 파종할 때에는 다시 회사에서 종자를 구매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이 부여된다.

슈퍼연어를 기르려는 양식업자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닥칠 것이다. 자신의 양식장에서 자란 슈퍼연어들을 이용해 새끼를 만들어내면 특허법상의 계약 위반이 된다는 의미이다. 한번 팔고 나면 매번 회사로부터 슈퍼연어의 알을 구매해 길러야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슈퍼연어를 아예 불임으로 만들기 때문에 양식업자가 슈퍼연어를 교배시킬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FDA에 따르면 이번에 승인된 슈퍼연어는 생태계에 유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바닷가가 아닌 육지에서 특수하게 제작된 밀폐 탱크 안에서 길러지기 때문이다. 다만 양식은 캐나다와 파나마에서 이뤄진다. 한편에서는 미국이 승인을 해놓고 정작 양식장은 다른 나라에 둔다는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특수 시설에서 유전자변형 물고기가 길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개발사의 목표는 이전보다 손쉽게 대량으로 GMO를 공급하는 일이다. 연어에 이어 조만간 ‘슈퍼’라는 말이 붙은 잉어, 송어 등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나올 것이다. 이들 모두를 육지의 특수 시설에서 기르면서 경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이 익숙해지면 생산과 유통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평범한’ 양식시설이 등장하지 않을까. 슈퍼연어를 둘러싼 경제성 논란은 슈퍼연어가 누구의 이익을 위해 개발됐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훈기 |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