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랑말랑 과학 칼럼

[사설]우주를 향한 인간의 호기심 자극한 뉴호라이즌스

미국 무인 우주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그제 오후 8시49분57초 명왕성과 가장 가까운 1만2550㎞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어제 뉴호라이즌스와의 교신 장면을 전 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명왕성과의 근접조우 성공을 공식 확인했다. 이는 인류 문명이 명왕성을 직접 찾은 최초의 일이자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한 지 85년 만의 일이다. 탐사선 이름이 말하듯 우주 탐사의 ‘새 지평’을 연 사건이다.

2006년 1월19일 발사된 뉴호라이즌스는 9년6개월 동안 56억7000만㎞의 우주 공간을 비행했다. 빛의 속도로 전파를 전달하는 데도 6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다. 탐사선이 명왕성의 최근 접점을 통과할 때 비행 속도인 초속 14㎞는 지구상의 어떤 비행체와도 비교할 수 없는 빠르기다. 탐사선을 명왕성에 보내는 것은 “미국 동부의 골프장에서 티샷을 날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골프장으로 홀인원한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고난도의 작업이다. 이는 과학·기술의 승리만이 아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과 탐구 정신, 도전 정신이 낳은 개가이기도 하다.




명왕성은 뉴호라이즌스 발사 직후 국제천문연맹에 의해 왜소행성으로 격하됐지만 오래도록 제9행성의 지위에 있었다. 태양계 끝자락 미지의 별로서 발견과 탐사 과정에 각별한 사연이 담겨 있기도 하다. 뉴호라이즌스는 그동안 인류가 품었던 많은 궁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가 완전히 전송되는 데 약 18개월이 걸리지만 지금 보내오고 있는 자료를 통해서도 명왕성의 비밀이 속속 벗겨지고 있다. 명왕성의 지름이 이전 추정치보다 80㎞ 더 큰 2370㎞로 확인되는가 하면 고래·하트 등 표면에 보이는 지형의 신비감도 전해주고 있다.

뉴호라이즌스의 임무는 명왕성 탐사로 끝나지 않는다. 이미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 카론의 그림자가 생기는 공간을 거쳐 태양계 바깥쪽 우주의 심연으로 날아가고 있다. 소행성과 얼음덩어리로 이루어진 카이퍼벨트와 그 너머 오르트구름에 대한 기초 탐사를 진행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뉴호라이즌스에는 명왕성 발견자 톰보의 유해 일부가 실려 있다. 명왕성과 많은 소행성, 혜성, 성단, 초은하단 등을 발견해 우주과학의 지평을 넓힌 그의 뜻과 더불어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싣고 뉴호라이즌스는 항해를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