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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의 공학이야기

배양육과 대체육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나는 2018년 1월 말 다보스포럼 중 저녁식사를 겸한 아주 흥미로운 세션에 토론주재자로 참여하였다. 그날 제공된 음식은 고기 파스타였는데 여기 들어간 고기는 미국 임파서블푸드사의 대체육이었다. 임파서블푸드의 CEO 패트릭 브라운이 이 식물성 단백질 성분으로 만들어진 대체육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고 맛을 보았다. 맛과 식감이 실제 고기와 상당히 유사하였다. 예전에 맛이 없고 식감도 영 아니올시다였던 식물성고기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세션 종료 후 브라운 박사에게 육류 맛을 내기 위한 핵심이 뭐냐고 물었더니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서 산소 전달에 필수적인 헴(heme)이었다고 한다. 임파서블푸드사는 대두로부터 헴을 포함한 레그헤모글로빈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효모에 도입해 생산하였다. 이렇게 생산된 레그헤모글로빈을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에 섞어서 고기맛이 나게 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배양육과 대체육 관련 기술개발과 산업화는 급속히 발전하였다. 이는 육류를 생산하는 데 수반하는 동물복지, 식량안보, 환경문제 등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육류대체 확보전략이 요구됨에 따른 것이다. 도축과 공장식 축산업 등에 따른 너무 자명한 동물복지 문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생산된 곡물의 33% 정도가 가축 사료로 사용되며, 가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5% 정도인 것 등이 육류소비가 가져오는 여러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인수공통 감염질환에 대한 우려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커졌으며, 늘 지적되어 온 항생제 사용 문제 또한 걱정이 큰 상황이다. 이에 소, 돼지, 닭, 오리 등의 근육줄기세포 또는 배아줄기세포를 지지체를 이용하여 배양하고 3D프린팅으로 모양을 만드는 등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아직은 세포배양 시 값비싼 세럼 성분 첨가 등 배양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드는 것이 문제인데 세럼 없이 배양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멤피스미트, 저스트잇, 네덜란드의 모사미트, 영국의 하이어스테이크 등 많은 기술기업들이 배양육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대체육은 식물성고기가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밀과 다양한 콩, 버섯 등으로부터 식물성 단백질을 얻어 압출성형 등의 공정법을 활용하여 고기와 유사하게 식감을 구현했다. 고기의 맛과 향을 구현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임파서블푸드사의 경우에는 레그헤모글로빈의 첨가로 해결한 것이다. 임파서블푸드와 함께 대체육을 선도하는 미국의 비욘드비트사는 콩과 쌀, 코코아와 카놀라기름 등으로 단백질과 지방을 얻고 맛, 향, 색의 경우는 비트주스, 사과추출물 등을 이용하는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마켓앤드마켓 자료에 따르면 식물기반 대체육의 시장규모는 약 4조8000억원 규모이며 연평균 14% 성장해 2025년에는 약 9조2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현재는 배양육의 경우 단가가 워낙 비싸서 대체육이 대세이지만 향후 배양육의 가격경쟁력 확보와 대체육의 실제 고기와의 유사도에 따라 시장 판도, 그리고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의 에어프로테인사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미생물을 배양하여 미생물 단백질을 생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오래전 영국 ICI에서 메탄올을 원료로 미생물 단백질을 생산했던 프로젝트와 유사하다. 이와 같이 기존에 우리가 소비하던 먹거리들을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고자 하는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이러한 세계적 변화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몇 개의 회사와 연구기관들에서 배양육과 대체육을 개발 중이다. 내 연구실에서도 대장균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하여 헴을 효율적으로 분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공학기술은 배양육의 핵심이 되는 배양공학 기술, 대체육의 핵심이 되는 원료의 친환경 생산기술과 가공기술 등에 기여하면서 앞으로 인류의 먹거리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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