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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의 공학이야기

메타버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200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를 기억하는가? 스마트폰으로의 빠른 환경 변화와 세계화에 뒤처지며 페이스북 등 국제적인 SNS에 밀려 사라졌던 싸이월드가 메타버스 기반의 싸이월드Z로 돌아온다고 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현 세상을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가상현실보다 확장되어 마치 현실세계와 유사하게 모든 경제, 사회, 문화활동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의미한다. 초고속 네트워크에서 가상, 증강, 확장현실,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보다 현실감 있는 가상세계의 구현과 실생활 같은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인기 있는 메타버스로 미국의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포트나이트와 전 세계 10대들이 열광하는 로블록스가 있다. 3억5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포트나이트는 인기 전투게임인 배틀로열을 넘어 파티로열 플랫폼을 출시했는데 자신의 아바타가 친구 아바타들과 함께 춤을 추고 콘서트에 가기도 한다. 작년 미국 가수 트래빗 스콧은 파티로열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 콘서트를 열어서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도 했고, BTS도 신곡 ‘다이너마이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로블록스는 온라인 게임 제작 플랫폼을 제공해 사용자가 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용자는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게임을 할 수 있고, 로벅스라는 가상통화로 게임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자신의 아바타를 옷, 액세서리 등을 구매해 꾸밀 수도 있다. 월 1억60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디자인해 파는 사람들도 생겼는데 연 1억원 이상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로블록스는 단지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시가총액이 43조원에 이르는 큰 기업이 되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2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K팝 팬클럽의 활동 주무대로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데, 작년 제페토에서 블랙핑크가 개최한 팬사인회에는 4600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몰렸다. 제페토는 이용자의 셀카 사진에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와 닮은 멋진 3D 아바타를 만들어준다. 이 아바타는 콘서트를 가고 BTS와 블랙핑크가 입은 옷을 사서 입고 팬사인회에 참석해 아이돌 아바타들을 만난다. 코로나19로 지친 10대들이 열광하는 이유이다.

 

이상과 같이 메타버스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의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특히 블록체인과 결합되면서 소유권과 권리가 확실히 보장된 경제활동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디센트럴랜드는 싱가포르의 6배 정도 크기로 설계된 3차원 가상세계인데 자체 가상통화 마나를 이용해 부동산 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지며 토지 소유권도 블록체인으로 기록되어 위·변조가 방지된다. 마나는 코인거래소에서도 거래되고 있으며 1마나는 현재 약 1430원이다. 마나의 시가총액은 2조원이 넘는다.

 

메타버스를 업무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 또한 활발하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MD)를 쓰고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개발하고 있다. 손목밴드나 장갑 등을 결합해 실제 촉감을 구현하기도 한다. 가상세계에서는 콘텐츠와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으며,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계해 실제 상품을 배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생산, 유통, 소비 등 산업의 모든 과정과 다양한 사회활동에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용될 것이다. 이를 교육에 적용하면 단순한 인터넷 화상강의가 아니라 HMD를 쓴 교수가 HMD를 쓴 학생 옆에 가상으로 나타나 질문하고 토론하고 함께 실험하는 등 상호작용이 활발한 교육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메타버스의 무궁무진한 활용성으로 2030년까지 가상·증강현실의 적용에서만 1조5000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상, 증강, 확장현실, 초고속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들과 인문사회적 지식이 융합되어 전개될 메타버스의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할 때이다.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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