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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과학 칼럼

[기고]왜 지금 암모니아 연료인가?

기후변화의 급격한 진행은 자연 생태계만이 아니라 인간사회 및 경제활동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결론 내렸듯이,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따른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원인이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 에너지 효율 강화, 화석 에너지 사용 제한 등은 모든 나라가 안고 있는 전 지구적 과제다.

온실가스의 대표격인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은 자동차 연료에서 발생한다. 가솔린이나 디젤이 주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연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기자동차가 거론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는 아직 기술적으로 덜 성숙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2040년에 이르러도 전 세계 자동차의 대부분은 여전히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사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가 대량으로 보급된다 하더라도 자동차에 공급할 전력 생산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해 발전을 하게 된다면 역시 이산화탄소가 대량 방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 방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에너지 대안은 없는 것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으로 ‘암모니아 연료’가 있다. 암모니아 연료는 다른 자동차 연료들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대안 연료다.

질소원자(N) 하나와 수소원자(H) 셋으로 구성된 암모니아(NH3)는 연소 시 질소(N2)와 물(H2O)만 발생할 뿐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암모니아 연료 불완전연소 시 발생하는 낙스(NOx)는 선별적 촉매환원 장치에 의해 질소와 물로 분해된다. 암모니아 연료 자동차의 작동 원리는 기존의 내연 엔진 자동차와 거의 유사하다.

암모니아연료피드펌프 (출처: 경향DB)


대부분의 가솔린 자동차는 90% 가솔린과 10%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조금만 개량하면 80%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100%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도 수년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암모니아 연료 자동차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5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70% 암모니아와 30%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하는 암모니아 연료 자동차를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암모니아는 단지 공기와 물로 만들기 때문에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전기화학적 생산 방법을 적용한다면 암모니아 연료의 경제성 면에서도 가솔린에 비해 유리해질 수 있다. 이 방법은 현재 실험실 규모의 개발에 성공했으며 수년 내에 상용화될 수 있다.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방법에 필요한 전력은 원자력 또는 재생에너지로도 공급할 수 있다.

암모니아 연료 취급에 따른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각종 연구보고서들은 암모니아 연료가 가솔린이나 프로판가스보다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암모니아는 공기보다 가벼워 누출될 경우 신속히 소멸되기 때문이다. 암모니아는 지금까지 100년 이상 화학산업과 농업 부문에서 안전하게 사용돼왔다.

하지만 암모니아 연료 사용이 일반화되려면 정부 차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암모니아 연료 개발과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가까운 장래에 닥쳐올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암모니아 연료에 대한 정부, 산업계, 개인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강정민 | 카이스트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