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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식품(GMO)이 인체에 위험한지를 추적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미 20여년간 세계인이 섭취해온 GMO의 안전성을 새삼스레 검증하겠다고 나선 사실 자체가 의아할 수 있다. 그동안 개발사는 동물섭취 실험 등을 통해 GMO가 보통 농산물처럼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안전성을 입증하는 기존의 실험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출범은 GMO의 안전성을 둘러싼 과학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11일 러시아, 유럽, 미국의 과학자들이 새로운 실험설계에 기반을 둔 ‘팩터 GMO 프로젝트(factorgmo.com)’를 내년에 가동한다고 세계 언론에 알렸다. 비정부기구를 표방한 러시아의 한 단체(NAGS)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연구 목표가 상당히 직설적이다. GMO가 암의 발생, 생식력 저하, 선천성 결함 등을 유발하는지 규명하겠다고 한다. 물론 이 문제들은 기존의 GMO 심사에서도 면밀히 검토돼 왔다. 팩터 GMO 프로젝트가 새로운 이유는 장기간에 걸친 관찰에 있다.

그동안 독성 실험은 주로 쥐에게 90일간 GMO를 섭취하게 하고 반응을 지켜보도록 설계돼 있었다. 또한 후손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두 세대를 관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관찰 기간이 2~3년으로 확장됐다. 쥐의 전체 생애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그리고 총 다섯 세대까지 확인하겠다고 한다. 실험에 동원될 쥐의 수는 무려 6000마리에 달한다. 이전의 동물 실험이 짧은 기간에 이뤄져 안전성을 판단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세간의 우려를 반영했다.

사실 장기간에 걸친 연구결과는 이미 2년 전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프랑스 칸 대학의 세라리니 교수 연구진이 미국의 학술지 ‘식품과 화학독성학’에 게재한 논문에서다. 연구진은 세계인이 섭취하고 있는 유전자변형 옥수수(NK603), 그리고 이 옥수수 밭에 살포했을 때 주변 잡초만 제거하는 제초제(라운드업)를 2년간 쥐에게 먹이면서 상태를 관찰했다. 둘 다 대표적인 GMO 개발사인 몬산토의 제품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보통의 먹이를 섭취한 쥐에 비해 각종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양성인지 악성인지 알 수 없지만 종양이 많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안전성 확인 실험이 좀 더 긴 시간 동안 수행돼야 할 필요성을 제시한 연구결과였다.

하지만 세계 과학계와 정부의 전반적인 반응은 냉담했다. 한편으로 다수 과학자들이 실험방법의 오류를 지적하며 학술지 측에 논문의 철회를 요구했다. 한동안 논문에 대한 비판의 글과 이에 대한 반박의 글이 학술지 홈페이지에 13편이나 게재됐다. 마침내 2013년 11월 학술지 측이 철회를 결정했지만, 그 사유가 묘했다. 실험결과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과학계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에 반발한 다른 학술지에서 논문을 다시 게재해주는 특이한 상황도 벌어졌다.

2008년 당시 시민모임 회원들이 유전자변형식품(GMO) 수입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팩터 GMO 프로젝트 역시 몬산토의 옥수수와 라운드업을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라운드업의 섭취 실험은 몬산토의 애초 기대와는 달리 그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염두에 둔 것이다. 제초제에 저항력을 지닌 ‘슈퍼잡초’가 발생함으로써 더 많은, 더 강력한 제초제의 사용이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려면 약 270억원이 필요하다. 추진단은 이미 상당한 액수의 연구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비를 후원하는 주체는 GMO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 어디도 아니라면서 연구의 중립성을 강조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탈리아의 암 연구자는 연구결과에 따라 자신이 어쩌면 몬산토의 지지자가 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몬산토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추진단은 조만간 후원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실험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그동안 세계 기구나 각국 정부에서 GMO의 안전성을 지지하는 보고서가 다수 발간됐다. 하지만 기존 학계의 연구내용을 검토한 것이 대부분이며 장기간에 걸친 실험을 직접 수행한 사례는 없다. 팩터 GMO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훈기 |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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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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