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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작년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올 여름은 '우기 '라고 우기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궂었습니다. 그리고 더위가 꼬리를 길게 늘이고 머뭇거리던 '철없는 가을'이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원래 10월 중순 즈음의 날씨가 어땠는지는 기억도 잘 안나니 그저 더우면 덜 입고 추우면 더 입으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지구적으로 이상한 날씨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사실일까요? 과연 지구가 더워지고 있을까요? 

'기후변화 스캔들'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제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기후협약과 관련된 사람들의 메일이 해킹됐는데 기후변화를 과장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나왔더라> 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진보주의자들이 기후변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일부 과학자들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출간된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는 기후협약 반대론 측의 대표적인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기후 물리학자 프레드 싱거와 환경 칼럼니스트 데니스 에이버리는 현재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지구의 온도는 인간과 상관없이 1500년 주기로 오르내렸다"고 주장합니다. 말하자면 지구가 더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탓은 아니라는 겁니다.
 

동아시아. 김민정 옮김. 1만5000원


남극 빙하 코어 분석 등 이들이 제시하는 증거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와 이산화탄소의 관계는 선후가 뒤바뀌었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더워진 것이 아니라, 지구가 더워지고 나면 이산화탄소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역사를 되돌아볼 때 흔히 중세라 부르는 10~14세기가 가장 따뜻했지만, 그 때는 이산화탄소도 높지 않았을 것이 당연합니다. 1850년대에는 소빙하기가 있었고, 이런 사이클은 기원 전에도 나타나고 있으니 산업화로 인한 변화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추럴리 데인저러스> 등 다른 과학자들이 쓴 책에서도 이산화탄소의 영향력에 대한 의문은 제시되어 왔습니다.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이긴 하나 이미 포화상태다, 더이상 열을 흡수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태양 흑점이 지구의 온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태양의 활동과 어긋난 데이터들탓인지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산업화가 급격히 된 20세기 중반에 지구의 기온이 주춤했던 것도 논란이며 최근의 지구는 식어가고 있다는 주장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다만 20세기 후반 지구의 온도 상승은 그동안 봤던 그 어느 그래프의 기울기보다도 가파릅니다. 1500년 기후변동론의 그래프와 비교해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산업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주장 측 대표주자 중 한사람인 마크 라이너스는 <6도의 악몽>이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로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2억5천1백만년전 페름기 말기에 전세계 생물의 95%가 멸종했다고 합니다. 이 대멸종의 원인은 당시 지구의 온도가 섭씨 6도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합니다. 참고로 2001년 기후전문가들이 예측한 앞으로 100년 뒤의 온도는 지금보다 몇도가 높을까요? 불행히도 딱 섭씨 6도입니다.

페름기 멸종에 대해서는 화산폭발 때문에 온난화가 일어났다는 가설이 지배적이었으나 호주에서 페름기 말의 흔적으로 보이는 크레이터가 확인되면서 소행성 충돌을 원인으로 보는 설도 있습니다. 유해가스와 먼지들이 햇빛을 차단해 지구가 냉각되고, 산성비와 눈에, 식물과 동물이 차례로 사라지고, 산불 나고 나무가 썩어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인한 급격한 온난화가 수백만년동안 지속됐다는 것입니다. 그 밖에 첫 소행성은 냉각을 유발하고 다음 소행성들의 충돌이 온난화를 유발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다시 마크 라이너스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기온이 1도부터 6도까지 오를 때 생길 최악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만년빙이 사라지거나 사막화가 심화되는 등 산과 들에서 재앙이 시작된다. 2도 상승하면 대가뭄과 대홍수가 닥치고, 3도 상승하면 지구온난화가 추진력을 얻어 더욱 심화된다. 4도 상승하면 지구 전역에 피난민이 넘치고, 5도 상승하면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투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6도 상승하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멸종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은 온난화의 증거는 그의 전작인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에 자세히 소개됐습니다. 5개 대륙을 3년 동안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지구온난화 현장은 적나라합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는 앞으로 길어야 15년에서 30년이면 지도상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투발루의 8개 섬 중 1개(책 출간 이후 보도에 따르면 2개)는 완전히 바닷물에 잠겨버렸습니다. 지구 반대편 나라들이 저지른 일들의 첫번째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투발루 주민들은 2002년부터 한해에 75명씩 뉴질랜드로 이주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나라와 문화를 버리는 값은 아무도 치러줄 수가 없습니다.

알래스카는 익어가고 있습니다. 날마다 1백만배럴 이상의 석유를 미국 본토로 수출하는 대가죠. 몇 달씩이고 영하 40도를 밑돌던 페어뱅크스의 겨울은 고작 며칠간 영하 30도에 머무는 수준입니다. 온실효과로 눈과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지구표면의 반사력이 감소하여 태양열이 더 잘 흡수되고, 그 때문에 온도가 더 높아져 다시 눈과 얼음을 녹이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에스키모들은 석유개발이 가져다주는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 자식들의 미래를 밝혀준다는 믿음 또한 버리지 못합니다.   

사막화가 극심한 중국 북부에서는 사람이 휘청거릴 정도의 황사가 몰아치고, 급격히 줄어든 페루 고산지대의 빙하는 저자의 어린시절 사진과 정확히 비교가 됩니다. 

돌베개. 이한중 옮김. 1만3000원



누구나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데이터가 말해주니까요. 그러나 그 원인이 인간인지 아닌지에서는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도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겁니다. 각종 증거들이 각각 다른 범인을 지목하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이 아니라면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자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지구가 더워지건 말건 석유의 미래는 끝장납니다. 그리고 원인만큼이나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삶은 어쩌면 '생명보험'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내 후손을 위한 보험이겠지요. 자가용은 거의 몰지 않지만 비행기 타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저 또한 선뜻 택하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안 타도 저 비행기는 뜰텐데... 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내가 그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면 그 노선은 취소되겠지요. 언젠가는 저도 여러분도 오늘보다 내일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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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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