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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을 대표하는 별자리로 오리온자리를 꼽는 데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형상이 독특해 눈에 잘 띄고 1등성을 두 개나 갖고 있는 밝은 별자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리온자리하고만 보내기에 겨울 밤하늘에는 밝고 아름다운 별들과 별자리들이 너무 많다. 오리온자리에서 왼쪽 위로 조금 올라가면 나란히 붙어 있는 밝은 별 두 개를 만날 수 있다. 방향으로 치자면 북동쪽이다. 왼쪽에 있는 별이 1등성인 폴룩스이고 오른쪽에 있는 별이 2등성인 카스토르다. 1등성과 2등성이라고는 하지만 정확한 별의 밝기는 각각 1.2등급과 1.6등급이기 때문에 밝기 차이가 크지 않다. 쌍둥이별이라고 불릴 만하다. 카스토르가 형이고 폴룩스가 동생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더 밝은 별이 형이고 어두운 별이 동생일 것 같지만 동쪽 하늘에서 먼저 떠오르는 (즉 먼저 태어난) 카스토르를 보통 형이라고 부른다.


폴룩스와 카스토르를 망원경으로 보면 각각 어두운 별이 그 별들 옆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바짝 달라붙어 있는 별들을 안시쌍성이라고 부른다. 밝기와 색깔이 대조를 이루는 안시쌍성을 보는 재미는 추위를 잊어버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좀 더 어두운 곳으로 가면 쌍둥이자리의 멋진 형상을 볼 수 있다. 카스토르와 폴룩스와 더불어 다른 2~4등급 별들이 만들어낸 모습은 정말 쌍둥이 형제처럼 보인다. 아마추어 천문가인 친구 이태형의 표현을 빌리면 숏다리인 형 카스토르와 롱다리인 동생 폴룩스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형상을 지닌 별자리가 바로 쌍둥이자리다. 직접 보면 그 말에 금방 동의할 것이다.


지구에서 바라본 하늘에서 태양이 지나가는 길을 황도라고 한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황도를 따라 30도 간격으로 구역을 나누면 황도상에 12개의 영역이 생긴다. 각 영역에 속하는 별자리를 각각 하나씩 골라 배정했는데 이를 황도 12궁이라고 부른다. 쌍둥이자리는 황도 12궁 중 세 번째 별자리다. 각도로 따지자면 춘분점을 기준으로 황도의 60도에서 90도에 이르는 영역을 대표한다. 어떤 사람이 태어난 날 태양이 머물고 있는 별자리를 그 사람의 탄생 별자리라고 부른다. 태양은 황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탄생 별자리는 반드시 황도 12궁 중 하나가 된다. 내 별자리는 쌍둥이자리다. 나는 쌍둥이자리를 생각할 때마다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다정하고 인정 많은 쌍둥이 형제를 떠올린다.


그런데 태양이 쌍둥이자리에 머물렀을 때 태어난 사람들을 음흉하게 보는 별점도 있는 모양이다. 쌍둥이자리의 사람들은 이중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음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는 모양이다. 내가 음흉하다고 한다면 강하게 부인하지는 못하겠다. 진화심리학적 인간 본성이 원래 다 음흉하지 않은가. 나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별자리 이야기는 그냥 재미로 웃고 넘어갈 심심풀이 땅콩일 때 그 가치가 있다. 누군가 음흉함의 근원이 쌍둥이자리 때문이라고 진지하게 말한다면 나는 쌍수를 들고 반박하고 타박할 것이다. 그런데 별점이나 점성술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 일간지에 오늘의 별점 운세가 버젓이 등장하는 나라가 세상에 또 있을까. 문명국가로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강원도 별마로 천문대에서 본 별자리(출처 :경향DB)


그런데 황도를 12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그에 해당하는 별자리를 배치하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30도 간격으로 나뉜 영역에 정확하게 12개의 별자리가 균일하게 위치할 리가 없다. 간격은 인위적으로 균등하게 나눈 것이고 별자리들은 그저 우연히 흩어져 위치해 있는 별들을 인위적으로 형상을 만들어서 묶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영역에 따라 별자리들이 몰리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두 영역에 걸쳐 있기도 할 것이다. 황도 12궁의 세 번째 구역은 춘분점으로부터 60도에서 90도에 이르는 영역이다. 태양은 이 지역에 대략 5월24일에서 6월21일 사이에 머문다. 이 영역에 해당하는 별자리가 쌍둥이자리다. 이때 태어난 사람들의 탄생 별자리는 쌍둥이자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쌍둥이자리의 위치는 다른 곳에 있다. 태양이 실제로 쌍둥이자리에 머무르는 시기는 대략 6월22일에서 7월20일 사이다. 6월16일에 태어난 나의 탄생 별자리는 쌍둥이자리지만 그때 태양은 쌍둥이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결국 쌍둥이자리의 사람들은 태양이 쌍둥이자리에 없을 때 태어난 것이다.


1781년 윌리엄 허셜은 쌍둥이자리 근처에서 천왕성을 발견했다. 1930년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한 곳도 쌍둥이자리다. 명왕성은 2006년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린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 키가 더 큰 남동생이 있는 나는 밝은 폴룩스보다 숏다리 형 카스토르에게 늘 더 큰 연민의 정을 느낀다. 태양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자리매김되어 있는 곳이 쌍둥이자리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나는 뼛속까지 쌍둥이자리의 사람인 모양이다.


이명현 | 과학저술가·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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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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