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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포식(autophagy)’은 세포 내 노폐물을 청소하고 비상시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세포 내 불필요한 찌꺼기가 쌓이거나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외부에서 미생물이 침입했을 때 세포 스스로 생존을 위해 내부 단백질을 재활용하는 면역현상이다. 만약 자가포식에 이상이 생기면 노폐물이 넘쳐 암이나 치매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매우 유용한 노폐물 재활용 시스템이지만 ‘세포 내 쓰레기장’으로 치부된 탓인지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3월25일 문부성에서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로써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23명으로 늘게 됐다. 도쿄 _ 지지AFP연합뉴스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1970년대부터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이 분야에 천착했다. 1988년 세포 내 소기관에서 자가포식 현상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이후 3만8000여종의 돌연변이 효모를 일일이 검사했다. 그 결과 자가포식을 촉발하는 14종의 유전자를 처음으로 규명했고, 이 공로로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덕분에 지난해만 5000여 편의 논문이 나왔을 정도로 자가포식은 인기 있는 연구분야가 됐다. 오스미는 “아무도 하지 않는 분야를 경쟁 없이 개척하는 편이 즐겁다”고 했다.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역시 “지방 출신으로 지방대를 졸업하고 지방기업에서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했더니 노벨상을 주더라”고 했다. 각 분야 2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저력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정부의 과감한 투자도 연구자들의 열정을 북돋워줬다. 예컨대 중성미자의 발견을 위해 1000m 지하에 초대형 관측장비를 마련해줬다. 덕분에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도쿄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오스미의 노벨상 수상을 접한 한국 여론은 부러움, 질시, 자탄으로 요약되는 것 같다.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세계 1위인데 왜 성과를 내지 못하느냐는 채근도 있다. 그러나 노벨상은 속성 및 주입식 교육, 인기직업에 대한 쏠림, 경쟁으로 얻을 수 있는 과실이 아니다. 일본은 19세기 말부터 투자한 기초과학의 결실을 따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연구를 주도하고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지 않았다. “한국은 돈으로 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깨닫고자 한다”는 국제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지적을 새겨야 한다. “‘도움 되는 과학’이라는 말이 몇 년 후 기업화가 가능하다는 말과 동의어가 된 것이 문제”라는 오스미 교수의 경고도 가슴 깊이 담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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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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