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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보편적 디자인(universal design) 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 부른다. 보편적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1급 소아마비 중증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녔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 교수가 처음으로 소개했는데, ‘특별한 개조나 특수설계 없이 가능한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기획한 제품이나 디자인’이라는 의미로 보편적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경향신문 DB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는 건물이나 역 등에 설치된 경사로이다. 경사로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미는 부모들이나 무거운 짐을 든 사람들, 걷기가 불편한 노인들이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보편적 디자인의 다른 예로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싱크대를 들 수 있는데, 이렇게 싱크대의 높낮이를 조절하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장애인이나 어린이와 같이 손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였지만 이후 오히려 비장애인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도 있는데, 전동칫솔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터넷에서 보편적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웹 접근성이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이나 노인과 같이 웹 사이트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웹 사이트를 구축하여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2009년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한국형 웹 접근성 지침을 개정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웹 접근성과 보편적 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웹 접근성 지침에서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 약시, 광과민성 발작에 약한 사용자들이 웹 페이지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분은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웹에 접근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시각장애를 체험하는 일은 매우 쉽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의 전원을 끈다든지 안대로 두 눈을 가리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화면의 내용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화면 낭독기(screen reader)라는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화면 낭독기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여도 웹 페이지가 시각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으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게 된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은 사진이나 그림을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웹 페이지에 포함되어 있는 사진이나 그림에는 반드시 대체 텍스트라고 부르는 설명문을 넣어 주어야 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은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키보드 조작만으로 웹 페이지에 있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유네스코에 다니는 후배는 웹 접근성에 대한 필자의 설명을 듣더니 유네스코에서 펼치고 있는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사업과 유사하다면서 웹 접근성을 모두를 위한 웹(web for all)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하였다. 모두를 위한 교육, 모두를 위한 웹, 그리고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소리 내어 읽어 보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훈훈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물론 웹 개발자들이 웹 접근성 지침을 잘 지켜서 웹 페이지를 만들면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기계적으로 지침을 만족시키는 것만으로는 2%가 부족하다.

얼마 전 DSLR 카메라에 대한 인상적인 광고를 본 적이 있다. DSLR 카메라가 어렵다, 어렵지 않다, 무겁다, 무겁지 않다를 대비시켜 보여주는 것인데,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한 사용법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핸드백이나 책을 들고 다닐 때는 무거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DSLR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DSLR를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고, DSLR를 들고 다니는 것이 무겁지 않다는 것인데, 이것은 웹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만일 여러분이 웹 개발자인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시력을 잃었다고 상상해 보라. 이런 상황이 되면 여러분은 어떻게든 사랑하는 사람이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웹 페이지를 만들지 않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웹 페이지를 만들 때는 이 일이 전혀 어렵거나 귀찮지 않을 것이다.

웹 접근성 지침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2%는 바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읽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의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웹 페이지를 디자인하는 것에서부터 모두를 위한 웹,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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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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