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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만일 재미있는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하고 어떤 집단에서, 예를 들어 회사에서 가장 재미없는 사람을 골라냈다고 해보자.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준다면 가장 재미없다고 찍힌 당사자는 우리에게 큰 재미를 안겨주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 것이다. 일차원적 ‘재미없음’을 넘어서는 고차원의 재미를 선사하는 셈이다. 이런 것은 평범한 재미의 단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재미, 즉 메타(meta)적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웃기는 것 빼고 모두 가능하다는 역설적 캐릭터로 인기를 끈 한 개그맨의 메타 전략이 생각난다. 사물과 개념을 다양한 차원으로 접근하는 메타적 분석력은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메타적 접근은 어느 분야나 존재한다. 개별 행동의 윤리성을 따지는 다양한 윤리학이 있지만 그런 식으로 윤리를 따지는 일 자체가 윤리적인지 우리는 되물어 볼 수 있다. 메타윤리학은 윤리학을 대상으로 그 접근법의 윤리를 다시 따지는 고차원의 학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메타+메타 윤리학도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자연의 현상을 소재로 그 안에 숨은 원리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메타과학인 과학학(科學學)은 다양한 단위 과학을 대상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과정을 추상화시켜 연구하는 현대학문의 중요한 분야다.


의학에도 메타의학이 존재한다. 즉 질병, 환자를 직접 다루는 의학이 아니라 개별 의학에서 발표한 결과, 즉 다른 사람의 연구 논문이 메타의학의 연구 대상이다. 메타의학은 요즘같이 세분화된 의학에서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커피나 포도주가 심장병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이미 발표된 다양한 분과의 논문으로 분석하는 메타의학은 빅데이터 시대의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메타이론을 무시하면 쉽게 모순적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를 우리는 쉽게 부정할 수 있다. 그런 신이 있다면 우리는 “절대 깨지지 않는 항아리를 만들어보라”는 요구를 해볼 수 있다. 만일 그런 항아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 자체로 전지전능함은 부정될 것이다. 만일 깨지지 않는 항아리를 만든다면 그 정의대로 스스로 그것을 깨뜨리지 못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불능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이 주문에 어떻게 답을 하든지 전지전능한 능력은 부정되는 것이다. 이 논제의 모순은 항아리를 깨는 일과 깨지지 않는 항아리를 ‘만드는 일’을 같은 차원으로 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의 이론으로 설명하자면 다른 유형의 명제를 같은 차원에서 다루기 때문에 이런 모순이 일어나는 것이다. 항아리를 깨뜨리는 행위가 일차원적 작업이라면 그런 항아리를 ‘만드는’ 일은 그 상층단계의 작업이기 때문에 이 둘을 섞으면 안된다.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에 메타이론은 중요한 핵심이다. 다른 프로그램을 데이터로 사용하는 백신 프로그램, 하급심 결과를 법리적으로 심판하는 대법원, 그 과정에 사용된 법률의 헌법적 정당성을 재판하는 헌법재판소, 이 모두는 전형적인 메타 시스템이다.


얼마 전 검사장이 검찰에 구속되는 초유의 일이 있었다. 검찰이 대중의 불법을 처벌하는 일과 검찰이 스스로의 과오를 찾아 처벌하는 일는 전혀 다른 유형의 업무다. 논리학자 괴델의 불확정성 정리에 따르면 모든 공리체제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완결성이 검증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괴델의 불확정성 원리에 빗대어 유추해본다면 권력기관도 별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조직의 완벽함에는 수장의 완전한 장악이 필수적인데 그 완벽한 장악력은 자신 외에는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확인된다.


만일 그런 능력이 없다면 그것은 완전한 장악에 이르지 못한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명하복이 심한 집단일수록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명제를 더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그런 문제가 내부 비리와 연관된 것이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검사장이 구속되고 뇌물로 현직 판사가 체포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메타기관으로서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필요하다. 공수처 역시 자정기능을 상실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메타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메타 시스템의 무한신설은 불가능하다. 현실적인 방법은 병렬화에 있다. 왜 대학과 기업만 서로 경쟁해야 하는가 말이다. 권력기관들도 복수로 구성되어 상호 감시와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환규 | 부산대 교수·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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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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