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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손이 날 죽이려고 해요"라고 112에 신고한다면 경찰은 와줄까요? 정말 왼손이 제멋대로 목을 조르려 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결국 죽었습니다. 왼손 탓이냐고요? 아뇨, 다시 찾아온 뇌졸중 탓이었습니다. 첫번째 뇌졸중은 그녀의 좌뇌와 우뇌 사이를 끊어버렸죠. 그녀는 한 때 자살충동이 있었는데요, 우뇌에 남아있던 자살충동이 그녀를 죽이려고 한 것이랍니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은 이런 신기한 이야기들로 가득차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다"고 주변에 추천했는데, 다들 "정말 어렵다"고 화답하네요. 아아~


바다출판사. 신상규 옮김. 1만8000원

“나도 알아요. 내 왼팔은 잘려나가고 없다는 걸. 하지만 왼손 손가락이 손바닥을 후벼파서 너무 아파요.”

환상사지. 사고나 수술로 없어진 팔이나 다리가 그 후에도 유령처럼 환자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을 말한다. 이 증상은 가장 일반적인 팔다리 외에도 유방, 맹장, 성기 등에서 다양하게 관찰된다.

환상사지는 의사들마저 단순히 임상적으로 흥미로운 현상이라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셜록 홈스의 탐구방식이 마음에 들어 의학을 공부하게 되었다는 저자는 두뇌 속에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일을 발견하기 위한 독특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팔을 잃은 환자는 턱과 볼 등 특정 부위를 만질 때 환상 손가락과 얼굴의 감각을 동시에 주장했다. 1991년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신체의 여러 부위에 대한 감각은 대뇌피질상에 기괴한 크기와 순서로 배치되어 있다. 얼굴에서 손가락을 느끼는 기이한 현상의 원인은 대뇌피질상의 지도에서 손가락과 얼굴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는 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거울을 이용한 상자로 정상적인 팔을 환상사지의 자리와 일치하게 만들어 ‘환상사지 절제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감각 전달통로나 뇌의 통증중추를 제거했던 수술들은 모두 실패로 끝난 것과 대조적이다.

책 속에는 시력에 맹점이 생겨 의사 선생님의 무릎 위에서 원숭이를 보는 환각, 또 빗질도 화장도 온통 한쪽만 하는 ‘편측무시 증상’, 마비된 왼쪽 팔을 남동생의 것이라 하는 ‘부정 증후군’, 신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주장하는 ‘측두엽 간질’, 자신의 부모가 가짜라고 믿는 ‘카프그라 증후군’ 등 기이한 증상들이 넘친다. 이 증상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뇌의 특정부위에 손상이 가져온 특징적 변화일 뿐이다.

라마찬드란 박사는 ‘뉴스위크’가 21세기 가장 주목해야할 인물 10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는 인도 출신의 신경과학자. 그는 갈릴레오, 다윈 시대부터 이어진 대중적 과학서적에 대한 지적 채무를 갚고자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의학적 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읽을 만한 주제가 넘친다. 한쪽 눈을 감고 다른 눈에 생기는 자연적 맹점을 활용하면 주변 사람의 목을 잘라볼 수 있다고 하니 오늘 한번 실천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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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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