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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생들의 과학 성적이 골치랍니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지난 1월 말 발표된 2009년 미국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EP, 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보고서 내용을 이미 기사로 접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휴가기간 동안 호텔 방 앞에 배달됐던 하와이 일간지 <Star Advertiser>(www.staradvertiser.com)를 모아왔는데, 구경이나 좀 하려고 출근길에 펼쳐봤더니 1월26일 자 1면 톱기사 ‘Science Scores Suffer’가 눈길을 끌더군요. 제 짧은 영어로는 대략 ‘과학 성적이 골치’ 정도 되려나 싶네요.


저 아줌마랑은 상관없어용


기사는 AP를 인용해, 2009년 치른 4학년과 8학년의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EP)에서 하와이 학생들의 과학 성적이 매우 부진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와이의 경우 8학년의 절반과 4학년의 37%가 과학에서 ‘보통 이하’(Below Basic)를 받았는데 전국 평균보다 10%P 정도 높았습니다. ‘최우수’로 평가받은 학생은 0.5%에도 못 미쳤고요.

8학년들의 평균성적은 41개 주의 학생들보다 낮았고, 4학년들의 경우는 39개 주보다 낮았습니다. 시험을 치르지 않은 주들을 빼면 4학년과 8학년을 합해 하와이 학생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건 딱 한 곳, 미시시피의 학생들 뿐이었다네요.




하와이 교육계의 충격이 이정도일진데, 미시시피의 충격은 얼마나 더 클까 싶어서 미시시피 지역의 선 헤럴드(www.sunherald.com)를 찾아봤습니다. 

같은 보고서를 다룬 AP기사가 실려있었는데, 주별로 성적차가 컸다는 내용과 함께 미시시피에 대해서는 인종별 성적차이가 거론되더군요. 과학에서 ‘우수’(proficient)를 받은 4학년 학생의 경우, 백인은 46%였지만 흑인은 10%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고등학교로 가면, 흑인학생 중 ‘우수‘는 고작 4%였고, 71%의 흑인 학생들이 ’보통 이하‘를 받았고요. 히스패닉 학생들도 백인보다 성적이 나빴습니다.


NAEP 과학 분야는 4학년과 8학년 15만명과 12학년 고등학생 1만1100명을 대상으로 치러졌습니다. 하와이는 주 자체적으로 전국 평균에서 뒤떨어진 화들짝 놀랐지만, 전국적으로도 과학성적이 ‘우수’(proficient) 이상으로 나온 학생은 4학년의 34%, 8학년의 30%, 고등학교 상급반의 21%에 불과했습니다. 장래에 과학기술 분야 진출이 유망하다고 볼 수 있는 ‘최우수’ 수준의 학생은 아주 소수였고요. 이 결과를 보고 던컨 미 교육부 장관이 "미국 학생들이 과학 분야에서 미국의 국제적 리더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네요.

"니들을 어쩌면 좋으니" - 안 던컨 미 교육부 장관 (출처:위키피디아)


때문에 과학교육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과학교사 충원(무려 2년내 1만명)각 학교 실험실 확충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과학성적 부진을 연방 부진아방지법(the federal No Child Left behind law)의 부작용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읽기와 수학에만 집중하느라 과학이나 역사, 예술 같은 분야는 교육의 초점에서 밀려나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 실험실에 데려다 놓아도 읽지 못하는 애가 뭘 하겠냐”는 반발도 있군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로 논쟁이 붙으면 머리가 아득해집니다.


미국은 작년 연말에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서 OECD 회원국 중 13위에 머무르기도 했죠. 우리나라 학생들은 PISA에서 꽤 좋은 성적을 얻곤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오히려 낮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미국이 우리를 포함한 몇 나라를 부러워하건 말건, 우리는 사실 우리보다 나은 나라들을 보면서 배만 아파하고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고등학생들의 과학성적 자체가 아니라,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느냐,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기르고 있느냐 같기도 합니다. 대학입시에 나오지 않는 과목은 늘어나는데도, 사교육에는 더 많이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공계 진학의 조건에 기본적인 수학과 과학의 비중이 줄어들다보니, 힘들게 대학에 들어와놓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수두룩하고요. 상급교육의 입학 자격을 주는 시험이 해당 상급 교육 간의 연결고리가 되지 못하면서, 아이들만 괴롭히고 있는 형국입니다. 꼭 어려운 걸 배워야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참고로, 미국 국가학업성취도평가에서 과학분야 ‘최우수’ 학생들을 위한 문제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4학년의 경우 ‘새의 먹이 종류를 비교 조사하는 방법을 디자인해보라’, 8학년은 ‘천구에서 태양의 위치를 예측하라’, 12학년은 ‘핵분열반응에 대해 설명하기' 였댑니다.

...

저는 '보통 이하'에 조용히 가서 앉겠습니다.

쏘댕기자(sowhat@kyunghyang.com, 트위터@sowhat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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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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