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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콜우드라는 탄광촌이 배경이고, 글자 그대로 막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광산의 중간관리자로 나름 성공한 한 광부의 아들이, 1957년 10월 하늘을 날아가는 소련의 인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보고 로켓에 관심을 갖는다. 극히 일부가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대학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모두 땅 밑의 갱도로 내려가 광부가 되어야 하는 동네에서 이 소년은 계속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막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과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의 극적인 대비다. 

이 영화의 주인공 호머 히컴은 광부로 성공하는 것이 가장 쉽고 좋은 길이라고 모두가 생각할 때 로켓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꿈을 갖는다. 하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옆에는 악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젊은 과학 선생님과 그가 우상으로 여기는 과학자 폰 브라운 박사의 사진뿐이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역경을 딛고 마침내 그는 NASA의 엔지니어가 되어 그 꿈을 이룬다. 광부의 아들이 역경을 딛고 성공한다는 비슷한 내용의 <빌리 엘리어트>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지만 <옥토버 스카이>는 실화다.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제안으로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전국 인구 20만 이하의 중소 도시나 읍·면의 공립도서관을 중심으로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청소년을 위한 과학기술 강연 행사를 갖는다. 이름 하여 ‘10월의 하늘’ 행사이다. 첫 해인 작년에는 29개 도서관에서 열렸고 올해는 42개 도서관에서 90명의 강연이 열린다고 한다. 이를 통해 과학을 꿈꾸거나 그 꿈을 가꿀 기회가 적었던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는 취지이다. 

반대의 이야기를 해보자. 약 10년 전 대덕연구단지에 근무하는 한 연구원의 글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그 내용은 대덕연구단지에서 중·고생을 둔 박사 아버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자녀의 말이 “아빠, 자꾸 그러면 나 이공계 갈 거야”라는 것이었다. 그 글이 퍼지면서 잠자던 이공계 기피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후로 과학기술인 단체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과학기술인에 대한 처우 문제, 기초 과학 발전에 대한 논의도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 문제가 다 풀리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더 심해진 측면도 보인다.

이러한 것은 우리만의 현상은 아닌 듯하다. 이미 미국의 이공계도 미국인보다 외국인 유학생들로 채워져 가고 있고 점점 기초적 연구로 연구비를 받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돈이 최고인 세상이다 보니 금융계로 갈 수 있는 이공계 학과가 점점 인기라고도 한다. 

훌륭한 과학적 발견과 기술 발명으로 돈을 벌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거꾸로 돈이 있어야 훌륭한 발견과 발명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연구 환경은 변해간다. 조금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면 과학 기술로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은 호머 히컴 시대의 이야기인 듯하다. 2011년 오늘 대한민국에서 꿈을 좇는 과학기술인들의 자화상이다.

꿈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영화로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가 있다. 고교생 밴드를 함께 했던 네 친구들과 현재 밴드를 하는 또 다른 네 친구의 이야기다. 나이트클럽과 지방 축제, 노래방 반주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성우가, 이제는 번듯하게 약사, 공무원, 시민운동가가 된 친구들과 재회한다. 그 중의 한 친구가 묻는 대사가 그 유명한 “너 행복하니?”다. “우리 중에 하고 싶은 것 하고 사는 사람은 너 밖에 없잖아”라고 말하는 공무원 친구의 말은 현실은 꿈처럼 만만치 않음과 행복해 보이지만 꿈을 버린 사람들의 먹먹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경향신문 DB

2011년 대한민국에서 과학기술자로 살아가는 아빠들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행복하다는 답이 얼마나 나올까? 하지만 그 행복 비율이 어떻게 되든 여전히 그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고 누군가 나의 꿈을 이어 받아 주길 기다리는 마음의 과학기술인들은 아직도 곳곳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달려가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어린 학생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작은 밀알 하나를 심게 될 것이다. 

특별히 모든 것이 서울로 통하는 시대에 지방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 안철수-박경철 청춘 콘서트도 지방대 학생들의 기살려주기 프로젝트로 시작되었고 주목받지 못했던 목마른 젊음들의 청량제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제는 거의 폐기처분되다시피 한 ‘지방 분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방에 이런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지는 것이 기쁘다. 부디 개천에서 용나기 힘든 시대의 담벼락에 작은 틈이라도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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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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