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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항로를 일정 시간 날아가 폭탄을 떨어뜨리는 1차 세계대전 무인기의 효과는 별로였다. 위성항법장치(GPS)가 없는 무인기는 성능 좋은 투석기와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드론은 조종사 없이 지상 관제소의 도움을 받아가며 스스로 날아다니는 무인 비행체를 통칭한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최초의 드론은 1930년대 영국에서 사격훈련용 표적기로 개발된 ‘여왕벌’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식 드론은 통신, 촬영, 분석, 더 나아가 또래 기기끼리의 협업까지 가능한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최첨단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다. 드론의 가공할 위력을 최초로 보여준 계기는 걸프전이다. 첨단 GPS와 디지털 통신으로 무장한 드론은 정찰과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예멘에서 26명의 결혼식 하객을 알카에다로 오인해 살상한 사건은 드론의 한계와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찰과 감시는 기존 인공위성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인공위성은 대기권 최하층인 대류권보다 더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구름이 많아지면 지상관측이 어려워진다. 또한 이동이 쉽지 않아, 아무리 급해도 이라크 상공에 있는 위성을 한반도 쪽으로 빠르게 옮길 수는 없다.

최근에는 드론이 국방뿐만 아니라 산업, 문화, 과학에서도 핵심적인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가 단위의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에서 드론은 필수불가결한 장치다. 정밀농업은 각 지역의 일조량, 수분, 토양의 상태, 해충 피해의 정도를 항공사진으로 정밀 측정해 관리함으로써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농법인데 여기에 드론은 필수적이다. 이 일에 비싸고 번거로운 헬기보다 단돈 200만원짜리 드론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드론은 스포츠에도 활용되고 있다. 도쿄대학에서 개발한 호버볼(HoverBall)에는 드론이 들어 있어 공중에서 더 천천히 움직이게 해준다. 호버볼은 운동능력이 저하된 노인들에게 좋은 재활치료 기구이다. 조깅이나 마라톤 주자의 속도를 조절해주며 날아가는 페이스메이커 드론도 있다. 단, 주자는 드론이 인식할 수 있는 특별한 무늬의 셔츠를 입어야 한다. 드론은 해킹 도구로도 쓰이고 있다. 휴대폰은 가장 강한 신호의 중계기에 접속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드론을 가까운 중계기로 오인하게 만들면 도청도 가능하다. 드론 해킹은 설사 들킨다고 하더라도 흔적 없이 도망갈 수 있어 추적하기에도 매우 까다롭다. 한편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조난당한 등산객을 살려낼 수 있다. 조난지역에 100여대의 드론을 풀어 전 지역을 동시에 탐색해 조난객의 휴대폰 신호를 찾으면 연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토이 앤 하비 헬셀 매장에서 어린이와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무인항공기(드론)를 날려보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이 중에서도 당장 성과를 보는 산업은 방송이다. 무인헬기와 카메라가 결합된 헬리캠 드론은 이전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장면을 전송해준다. 지난 태국 사태를 생생히 중계한 BBC방송국의 드론은 방송매체에서 드론의 가치와 경쟁력을 잘 보여준 사례가 될 것이다.

드론 산업의 미래는 무한하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법률적 제약에 있다. 대부분의 국가가 허용하는 드론 공간은 민간인이 없는 지역, 고도 120m 이하, 그리고 지상 조종사의 시선이 미치는 지역이다. 그것도 연구 목적으로만 허용하고 있으며 더구나 사전 신고는 필수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상용 목적의 드론은 금지하고 있어, 간혹 이를 간과한 드론을 이용하는 파파라치들에게 엄청난 벌금이 내려진다. 드론에 관한 엄격한 규제가 없으면 각종 불법행위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드론을 이용해 호텔 창문까지 접근하여 사진을 찍거나 사제폭탄이나 똥덩어리를 날려보내는 식의 폭력은 지금 기술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내부 규제와는 달리 국가 간 드론 기술 경쟁은 엄청나게 치열하다. 2015년을 기점으로 미국은 민간 드론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냄새 맡았기 때문이다. 최강의 드론 기술로 세계를 호령하는 이스라엘을 볼 때 우리에게도 드론은 새로운 산업 창출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운반용 드론을 위해 법적으로 모든 빌딩 옥상마다 거대한 QR코드를 그려 넣어야 할 시기가 곧 도래할지도 모르겠다.



조환규 | 부산대 교수·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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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이언스 톡톡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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